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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취업

외국계 은행원 취업, 어떻게 했을까? (실제 나의 경험담) (1)

 

 

외국계 은행에 재직중이다.

경력은 굉장히 짧다!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국계 은행 취업>이라는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외국계 은행 취업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이 궁금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아는 외국계 은행 취업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보려 한다. 

 

글이 두서가 없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우연히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다.

 

 

 

 

1) 나의 직무

내 직무는 'Assistant Relationship Manager'이다.

이 직무를 보고 바로 무슨 일을 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응? 어시스턴트? 알바인가? 뭐하는거지?

 

위와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다.

 

assistant보다 뒤의 'Relationship Manager'가 중요하다.

Relationshop Manager은 줄여서 RM이라 한다.

 

RM은 정말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여러분이 시중은행 창구에 대출을 받으러 간다고 생각해보자.

창구에 가서 여러분, 즉 개인이  '저 대출 받고 싶어요!'라고 한다고

은행원이 '네 여기요~'하고 돈을 주진 않는다.

 

은행원은 여러분의 직업이 무엇인지, 자산은 얼마나 있는지 등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갚을 수)있는지 확인한다.

왜냐하면 은행이 여러분의 돈을 받지 못할 경우에! 손해가 발생하기 떄문이다.

 

이렇게 시중은행에서는 주로 '개인'을 상대로 대출을 진행한다. 

(물론 시중은행에도 기업대출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개인'을 '기업'으로 바꿔보자.

자 이제 끝났다. '기업'의 대출을 관리하는 직무가 바로 RM이다! 

 

앞서 말했듯이 은행원은 돈을 빌리는 사람을 여러 요소를 통해 평가한다.

RM 역시 기업을 평가해야 한다. 

여러 조건이 맞아야 기업에게 돈을 빌려준다!

 

그런데 한번 돈을 빌려준다고 끝이 나는게 아니다.

기업이 돈을 중간에 갚을 수도 있고, 대출을 연장하고 싶어할 수도 있고, 돈을 못 갚을수도 있다(이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 기업이 내가 속한 은행을 쓰게 하기 위해선 마케팅도 해야되고 영업도 해야한다.

 

이렇게 대출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직무가 바로 RM이다.

 

이제 assitant relationship manager(ARM) 가 어떤 직무인지 감이 올 것이다.

이러한 RM을 서포트하는 직무이다.

어시스턴트라는 용어 때문에 업무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평균 3~5년의 경력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스펙 또한 좋은 분들이 많다. 

 

 

 

2) 준비 과정 

 

이 준비 과정이 꽤 길 수도 있다.

최대한 세세하게 말하는 것이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나의 스펙

(다들 궁금할 것이라 생각한다)

- 서울 중상위권 대학 어문계열 + 부전공 경제

- 토익 없음

- 오픽 IH 

- 교내 금융 학회 활동 

- 증권/펀드투자권유대행인

- 테셋 1등급 

- 학점 ㅆㄹㄱ.. (엄살아님)

 

 

객관적으로 부족한 걸 알기 때문에,

첫 취업은 외국계 은행 백오피스에서 시작했다.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은자, 여의도에 먼저 들어와라!'

라는 말이 있듯이, 나 역시 직무는 신경쓰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일이 정말 정말 안맞았다.

하루 종일 앉아서, 사람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공무원의 업무 스타일이었다.

평소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성과를 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매우 낮은 업무 강도에도 나는 힘들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부터 이직을 준비했다.

금융투자협회 채용공고, FCB금융학회 채용공고, 피플앤잡, 링크드인 등.

웬만한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 두었고, 지원했다. 

 

 

 

 

 

 

 

 

 

 

2020년, 금융권에 있는 중학교 동창에게 "라임사태", "리츠" 등 금융 용어들을 듣게 되며 금융권에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업을 사랑하는 태도도 정말 멋있었고, 듣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다. (땡큐 현익!)

2021년 1학기에 교내 금융연구회에 들어갔다. 주변에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고, 혼자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한 최고의 선택은 이 학회에 들어온 것이다.

정말 좋고 똑똑한 사람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이는 내가 제일 많았지만, 항상 동생들을 보면서 배웠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많이 부족한 나에게 항상 친절한 친구들이었고, 나중에 금융권에 들어오게 되면 서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그렇게 1년 학회에서 공부를하고, 2022년 1~2월에 국민은행에서 디지털 서포터즈를 했다. 꽤나 좋은 경험이었다. 입행해야겠다는 다짐이 강해졌다. 일할 때 항상 마음속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행원분들이 편할 수 있을까?"를 되내였다.

행원이 편하기 위해선?

1. 내가 고객 안내를 잘하고, 내가 도와드릴 수 있는 업무는 모두 도와드린다

2. 실적 (마이데이터 등)을 올릴 수 있게 유도한다

3. 비대면 서비스를 유도한다

행원이 왜 편해야 할까?

1. 그래야 지점의 성과가 좋아지니까

2. (솔직히) 내 평판이 좋아지니까 - 나는 은행업에 일할 계획이였으니!

지점의 성과가 좋아지는 거랑 나에게 무슨 상관이지?

1. 내가 속한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니까

2. (솔직히) 나중에 자소서나 면접 볼 때 유효하니까

그렇게 3월이 되었고, 나는 막학기를 다니며 개강하는 순간부터 자소서를 난사했다. 이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유튜버 면접왕 이형님이 운영하시는 <얼라이브 커뮤니티>였다. 간단히 말하면, 취준생/이직준비생(?)들 끼리 모여 같이 스터디를 하는 서비스이다. 나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커뮤니티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자소서 난사>였다. 나도 그래서 매일 자소서를 2~3개씩 냈다. 수많은 불합격이 있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그냥 계속 냈다. 그러다 영국계 은행 back office에 합격하게 되었다. 막학기를 다니면서 입사한 것이라, 막학기 20학점을 모두 듣지 않을 수 있었다. 이게 엄청난 행복이었다.

얘기가 조금 다른데로 새는데, 조던 피터슨 교수의 책에 나오는 실험이 하나 있다. 쥐를 미로에 가두고 먹이를 찾게 하는 실험이었는데, 쥐가 미로를 통해 먹이를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가장 싫어하는 것"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것" = 먹이 , "가장 싫어하는 것 " = 고양이. 이 둘을 한번에 보여줄 때, 최상의 결과를 냈다고 한다. 이 실험을 나에게 대입하면, "가장 좋아하는(원하는)것" = 취업, "가장 싫어하는 것" = 학교 수업. 나는 학교 수업을 듣기가 너무나도 싫었다.

어쨌든! 그렇게 5월에 입행하게 되었고, 첫 한달은 열심히 일을 배웠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업무가 정말 너무 안맞았다. 내가 속한 조직의 최상 목표는 <실수하지 않기>였다. 이런 목표가 누군가에게는 맞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고싶었고, 누구에게 내 직업을 소개할 때 당당하게 "저는 금융권 종사자입니다! 은행원입니다!"라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이곳에 오래 있으면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많이 이르지만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은행 내에 front office에 계신 분들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연락을 했다. 링크드인에서 동문 출신을 찾아서 연락을 드리기도, 누가 그 분을 안다고 하면 나좀 소개해달라 하기도하고..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은행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간단하게라도 알게 되었고,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할지도 감이 잡혔다.

그러던 중, 10월쯤이였나, 헤드헌터를 통해 일본계 은행 front office 포지션을 제안받게 된다. 외국계은행은 여의도보다 훨씬 좁은 세상이다. 나는 가능한 모든 분께 제안받은 포지션에 대해 묻고,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게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3차까지 면접을 봤고, 결국 합격했다.

이제 일한지 4주차다. 지금까지 느끼는 것은, 정말 좋다! 하루 종일 핸드폰도 못볼 정도로 바쁠 때도 있고, 실수도 많이 하고, 쉬고싶을 때도 있지만 아직까진 행복하다. 고객들을 만나 좋은 관계를 쌓고, 상무님이 세일즈 하시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이상한 보람?희열?을 느낀다.

사실 한달도 안된 사람이 이런 얘기하는게 웃기긴 하지만.. 2023년에도 계속 이렇게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내 능력에 비해 정말 좋은 포지션에서 일한다고 생각해서, 남들보다 더 노력하려고 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계획을 짰는데.. 가능할까..? 안될 거 알지만 나는 일단 목표를 높게 잡고 보는 편이라..